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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결혼이주여성, 입국 한 달 만에 가출했더라도 혼인 무효로 쉽게 인정해서는 안 돼
작성일 : 2022-03-15 조회수 :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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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과 결혼해 입국한 외국 여성이 한 달여 만에 가출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쉽게 혼인무효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방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를 상대로 혼인신고 당시에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다는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조사를 통해 혼인의사의 부존재가 합리적·객관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판단해야 하고, 이에 더해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에 대해 이 같은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 외국인 배우자의 혼인의사 유무는 더욱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법리를 선언했는데(2019므11584, 11591), 그에 따른 후속 판례 중 하나다.

 

당사자 사이 혼인의 합의여부 

세심한 판단 필요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남편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확인소송(2019므1204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베트남 국적인 B씨는 A씨와 결혼해 2017년 11월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B씨는 입국 직후부터 A씨의 부모, 형과 함께 살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생활비가 부족하는 등 갈등이 생기자 한달여 만인 같은 해 12월 가출했다. A씨는 "B씨가 처음부터 나와 결혼생활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주위적으로 혼인무효 확인을, 예비적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B씨는 결혼동기에 대해 "A씨가 결혼하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주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결혼을 결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1,2심은 "두 사람의 혼인은 무효"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은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살펴 당사자 사이에 처음부터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을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면서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

남편 승소 파기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할 때에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혼인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혼인신고 등의 절차를 마치고 혼인증서를 교부받은 후 베트남 배우자가 출입국관리법령에 따라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을 발급받아 대한민국에 입국해 혼인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한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법령에 정해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언어 장벽이나 문화와 관습의 차이 등으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도 감안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입국 후 단기간 내 집을 나갔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혼인 합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진정한 혼인의사를 가지고 결혼해 입국했더라도 상호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화적인 부적응, 언어 장벽 등 결혼 당시 시대했던 생활과 현실 사이 괴리감으로 인해 혼인관계 지속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혼인무효는 소급효 등으로 인해 매우 엄격한 기준에서만 인정되는 것인데도,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를 상대로 한 혼인무효 소송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를 넓게 인정해왔다는 실무계와 학계의 비판이 있었다"며 "파기환송심에서는 주로 예비적 청구인 이혼 사건에 관해 그 책임 소재와 이혼 당부가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출처 :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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